[이상한 자동차들 ⑤] 50년 전 디자인 그대로 만든 전기차
[이상한 자동차들 ⑤] 50년 전 디자인 그대로 만든 전기차
  • 오토커넥트
  • 승인 2020.01.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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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미니 모크. 지금봐도 앙증맞은 디자인이 매력이다 /사진출처: 미니

포르쉐(Porsche)와 미니(MINI)의 팬에겐 공통점이 있다. 브랜드의 전통을 높이 사며, 오래된 모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포르쉐 팬이라면 클래식 911에 대한 환상이, 미니 팬이라면 클래식 미니 쿠퍼에 대한 환상이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마음에 드는 차를 들여올 수가 없을 뿐. 클래식카가 주는 멋과 즐거움을 논하기 전에 일단 차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아닐까.

그래서 1960년대의 클래식카를 본 따 만든 요즘의 차가 궁금했다. 오래된 엔진의 질감은 누릴 수 없겠지만 과거의 정취를 지금에도 비슷하게 누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SUV 유행에 발맞춰 좀 특별한 미니를 갖고 싶었다. 

1964년 첫 등장한 ‘미니 모크’(MOKE, 당나귀를 뜻하는 영단어)에서 영감을 받은 요즘의 소형 전기차를 찾았다. 

<오리지널 미니 모크 [출처: RM소더비]>

모크는 미니의 파생 모델 중 하나다. 미니의 아버지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는 오리지널 미니를 설계할 때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모크는 군납형이었다. 영국 육군에 "작고 가벼우니 낙하산을 매달아 투하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험로를 달리기에는 출력이 부족한 데다 최저지상고가 너무 낮아서다. 

<오리지널 미니 모크 [출처: RM소더비]>

입대(?)를 포기한 모크가 승용차시장에 나온 건 1964년. 미니의 후광을 업고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해는 1966년으로 호주 수출길에 오르면서다.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와 달리 햇살이 화창한 호주에서라면 지붕 없는 모크를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가볍고, 단순한 구성 덕분에 레저용차로 인기를 끌었다.  

<오리지널 미니 모크 [출처: RM소더비]>

하지만 어떤 자동차도 세대교체 없이 오랜 세월을 버티기 어렵다. 미니의 모회사인 브리티시 레일랜드(로버 그룹의 전신)의 경영문제로 모크는 후속을 내지 못했다. 

결국 1990년에는 모크의 권리를 이탈리아의 카지바(Cagiva) 그룹에 팔았지만 역시 후속은 내지 못했다. 현재는 몇몇 소규모 제조사들이 저마다 ‘모크로부터 영감을 받은’ 키트카를 내놓을 뿐이다. 

<모크 아메리카가 만든 모크. 약간의 차이를 제외하면 디자인은 거의 같다. [출처: 모크 아메리카]>

바꿔 생각하면, 정통성을 조금만 포기하면 요즘 만든 '모크'를 탈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모크 아메리카(Moke America)를 살펴봤다. 길이×너비×높이 3325×1660×1550㎜, 휠베이스 2225㎜의 작은 차체에 최고출력 68마력의 직렬 4기통 1.0L 엔진을 달고, 5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시속 110㎞를 낸다. 연비는 18.1㎞/L이며 공차중량은 810㎏. 가격은 2만5000달러(약 2922만원)다. 

 

<노스모크가 만든 모크 전기차. 알록달록한 색깔이 매력적이다 [출처: 노스모크]>

요즘 시대에 맞게 전기 구동계를 얹는 선택지도 있다. 프랑스에서 만드는 전기차인 노스모크(NoSmoke)다. 최고시속은 70㎞이며, 가정용 220V로 충전한다. 1회 완전충전 시 주행거리는 80㎞. 가격은 1만4158유로(약 1841만원). 르노 트위지 라이프(LIFE) 트림에 비하면 510만원 가량 더 비싸지만 특유의 개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다. 게다가 노스모크는 100% 프랑스제다. 처음엔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실수라는 걸 깨닫고 프랑스 자체 생산으로 바꿨다고. 

 

<50년 전의 디자인에 현대적인 구동계를 더한 결과는 어떨까? [출처: 노스모크]>

두 모델 모두 정통 미니 모크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스타일에 요즘의 기술을 더해 편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자동차’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면 구입 시 부담이 크게 줄어들 테니 복고풍을 찾는 멋쟁이들에겐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미니의 비치컴버 콘셉트. 모크의 역사를 컨트리맨에 잇는 시도였다 [출처: 미니]>

다만, 정통성과 실리를 챙기겠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미니 컨트리맨이다. 미니는 2008년 크로스오버 콘셉트를 선보이며 컨트리맨의 디자인을 제시한 이후, 2010년에는 모크의 정체성을 물려받은 ‘비치컴버’(Beachcomber, 해변에서 물건을 줍는 사람) 콘셉트를 공개하며 모크와 컨트리맨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글/ 드라이브 스토리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미니, 모크 아메리카, 노스모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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