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잘 노는 공간의 마술사, MINI 클럽맨
[시승기] 잘 노는 공간의 마술사, MINI 클럽맨
  • 최정필 기자(진도=전남)
  • 승인 2019.11.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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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클럽맨 쿠퍼 하이트림을 시승했다 / 사진 : 최정필

구불구불한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는 내내 편안함이 몸을 감싼다. 도로에서 올라오는 충격도 예전과 같은 딱딱함이 아니다. 부드럽게 받아낸다. 타 브랜드의 전통적인 세단과 비교하면 단단하지만 미니에서 이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텅 빈 해안도로를 따라 동료 기자들과 함께 속도를 높였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없지만 답답하진 않았다. 새로 들어간 7단 스탭트로닉 듀얼클러치 역시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럽게 기어를 올린다. 배기량이 줄어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1.5ℓ 3기통 트윈파워 터보엔진과 어울려 일상에선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겨울을 알리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함께 달린 주인공은 미니(MINI)클럽맨 쿠퍼 하이트림. 지난 13일, 새로운 미니가 어떤 변화로 다가왔는지 전라남도 진도의 해안도로를 달려봤다. 

이번 부분변경에서 가장 큰 변화는 유니언잭 테일램프다 / 사진 : 최정필

◆ 독창적인 젠틀맨?

탔을 때 가장 먼저 든 느낌은 ‘가장 편안한 MINI’다. 그동안 경험한 MINI는 허리를 혹사시키고 엉덩이를 괴롭힌 딱딱한 악동이었다. 반면 새로운 클럽맨은 세단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편안해졌다.

미니 특유의 짜릿함이 많이 희석됐다 하더라도 기본기까지 숨기지는 않았다. 점잖은 젠틀맨의 모습을 유지면서도 놀아야 할 때는 끼를 아낌없이 발산한다. 부분변경이 되면서 ‘독창적인 젠틀맨’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느껴졌다.

클럽맨에 대해 잘 모르는 이에게 이 차에 대한 이미지를 물으면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긴 MINI, MINI에서 나온 왜건, (부분변경 이전 모델의 경우) 앞 뒤가 똑 같은 외계인 등 각양각색이다. 좋은건지 아닌지 모호한 평가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길어보이는 학생복을 광고문구로 썼던 모 의류업체가 떠오른다 / 사진 : 최정필

뭐가 달라졌을까. 일단 생긴 것부터 보자. 주관적인 평가지만 사실 그렇게 매력적인 비율은 아니다. 해치백으로 보기엔 어정쩡하게 길고 왜건으로 분류하기에는 작다. ‘살찐 MINI’라고 불리우는 컨트리맨은 그래도 SUV라는 분류가 명확하게 보인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형태라면 왜건이 아닐까.

전보다 조금 더 길쭉해진 것도 이런 생각이 든 배경이다. 부분변경 전 미니 클럽맨의 길이x너비x높이는 4235x1800x1441mm였지만 신형은 길이가 31mm 늘어난 4266mm나 된다. 휠베이스가 2670mm로 이전과 같지만 그릴과 범퍼 형상이 바뀌며 길어진 것이라 보면 된다. 

/ 사진 : 최정필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면 큰 변화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말 그대로 ‘부분변경’됐기에 실제 변화 폭은 크지 않다. 그러나 기존 구매자들은 부러워할 만한 요소들이 더해졌다.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헤리티지와 디테일을 강화하고 과감한 컬러를 통해 세련미를 살려 미니 클랩맨만의 특징을 한층 강조했다.

앞쪽 그릴은 더욱 커졌고, 후미등은 유니언잭 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이드미러 모양은 한층 날렵해졌다. 실내에서는 7단 스텝트로닉 듀얼클러치와 함께 적용된 전자식 기어레버가 포인트다. 기존에는 막대기를 꽂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새로운 미니는 한층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클럽맨 수납공간은 의외로 길-다 / 사진제공 : BMW코리아

◆미니가 패밀리카 됐다고?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미니는 패밀리카로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이겨내고 구입한 이들은 또 "의외로 불편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넉넉해'가 아니라 '불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성인 4명이 타기에도 공간이 충분히 나온다. 5명이 함께하려면 서로 매우 돈독한 관계가 아니면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기엔 불편하지 않은 차가 아닐까.

비율 면에선 살짝 못난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장점이 생긴다. 바로 편안한 실내 공간활용성이다. 덩치가 특별하게(?) 큰 필자 같은 사람에게 뒷자리는 짐을 두는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글동글 작고 귀여운 3도어 미니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넓다. 카시트를 설치해도 여유롭고 트렁크 공간도 소형SUV보다 넓다. 가족여행을 갈 수 있을 만큼 넓어진 미니가 바로 클럽맨이다. 혼자 레저를 즐기거나 기다란 짐을 실을 때도 좋으니 자취방 이사도 거뜬하다. 

전남 진도의 한적한 지방도로를 달려봤다 / 사진 : 최정필

◆미니미니한(?) 주행감각에 편안함을 더했다

주행 소감을 미리 말하자면 그동안 미니에서 느껴온 것과는 많이 다르다. 같은 엔진이 적용된 신형 미니 쿠퍼 3도어를 아직 시승하지 못했기에 모두 똑같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에 탄 클럽맨은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부분변경되며 무게가 50kg 늘었지만 새롭게 탑재된 1.5ℓ 3기통 트윈파워 터보엔진에 대한 기대는 감추지 못했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쿠퍼S, JCW가 아니어도 강렬한 펀치감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22.4kg.m는 숫자 그대로였다. 배기량을 줄인 다운사이징 엔진의 추세를 피하지 못했지만 ‘이 회사라면 해냈을거야’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긴(?) 길이를 자랑함에도 뒤를 놓치지 않는다.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모래가 흩뿌려져 있는 지방도로, 거기에 전날 밤 비가 살짝 내린 탓에 도로가 미끄러웠지만 중심을 잃지 않는다. 시트도 몸을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잡아냈다. 시승 초반에 느낀 편안한 승차감과 주행감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다만 외부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풍절음)는 여전히 신경질적이다. 가문 대대로(?) 짧은 길이 안에서 충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앞 유리가 눕지 않고 서있기 때문이다. 유리가 예전보다 누웠다 하더라도 여러 이유(?)로 한계는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메인 컬러인 인디언 섬머 레드는 겨울을 앞둔 날씨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 사진 : 최정필

◆ 아빠를 독창적인 젠틀맨으로 만들어주는 매력

‘고-카트 필링’이라는 말은 MINI라는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표현이다. 그만큼 이 회사를 대표하는 단어다. 카트를 타는 느낌의 단단한 서스펜션, 무거운 스티어링 휠, 뒷통수가 시트에 파묻히는 가속감은 경쟁사가 따라하지 못하는 특별한 점이다.

이런 느낌은 다른 브랜드가 따라오지 못하는 장점인 동시에 마니아층을 한정적이게 만드는 요소다. 회사도 그것을 알고 있다. 특유의 감성을 지우진 않았지만 다른 매력도 담은 모델, 클럽맨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유다.

그런 차가 지난 10월 ‘독창적인 젠틀맨’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2015년 3세대 출시 4년 만이다. 차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결정하는 주요 부위가 변경되었고 상품성이 강화됐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악동보다는 이제 막 멋과 예절을 배우기 시작한 젠틀맨으로 성장했다. 

/ 사진 : 최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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