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동안 직접 들은 ‘더 뉴 그랜저’ 뒷얘기
1시간 동안 직접 들은 ‘더 뉴 그랜저’ 뒷얘기
  • 최정필 기자
  • 승인 2019.10.25 15: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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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에게 1시간 동안 직접 들은 ‘더 뉴 그랜저’ 뒷얘기
-신형 그랜저 마름모 디자인, ‘돌’에서 영감 얻어
-디자인 목표? ‘인정받는 브랜드 첫걸음’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에게 신형 그랜저에 대해 물었다 / 사진 : 현대자동차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죠” 
현대자동차 디자인 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24일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최근 그랜저(IG) 페이스리프트모델의 이미지가 유출된 것을 두고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그랜저의 이름은 ‘더 뉴 그랜저’다. 6세대 그랜저(IG)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사실상 완전변경에 가까울 만큼 변화폭이 크다. 그만큼 보안에 신경 썼지만 공개 일주일을 앞두고 사건이 터진 것. 결국 현대차는 이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그랜저의 속살(?)을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그랜저는 디자인 변화가 파격적이다. 이상엽 전무에 따르면 이런 파격은 젊어진 그랜저의 소비층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예전엔 ‘성공한 사람의 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 성공의 척도가 달라졌고 이에 따라 수요 층이 바뀐 점에 주목한 것.  

신형 그랜저 /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이런 변화된 기준과 가치를 함축한 게 앞모양이다. 하나의 면에 모든 가치를 담아냈는데 마치 잘 다듬은 돌처럼 표면을 다듬었다. 그동안 각지고 날카롭게 구분된 여러 기능과 디자인요소를 한 덩어리로 세련되게 표현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는 인정받는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전무는 “보이지 않는 곳의 마감, 만지는 촉감, 차에 탈 때 느껴지는 냄새까지 고려했다”면서 “어디다 내놔도 이 정도 기본을 놓치지 않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게 그랜저”라고 평했다.  

결국 변화에 몸부림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부수로 ‘품질’과 ‘디자인’을 앞세운 것이다. 변화의 기점은 쏘나타(DN8)였고, 그런 노력을 가장 절실히 표현해 꽃피운 게 이번 ‘더 뉴 그랜저’다.  

이 전무는 “부분변경이나 세대변경의 기준을 넘어 시간이 지나도 뚜렷한 존재감을 가진 모델이 목표”라며 “시대의 변화를 앞서가려는 노력을 꼭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의 방향지시등은 이렇게 들어온다. 가운데에 불이 안들어오는건 보는 이들이 방향을 헷갈릴 수 있어서 제외했다고 / 사진 : 현대자동차

***아래는 1시간에 걸친 이상엽 전무와의 일문일답 내용 

Q. 독일에서 뵙고 한 달만인데 그 사이 사건이 생겼다 
A.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나도 그렇고 담당 팀도 흔히 말하는 ‘멘붕’이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이 심정이 공감될 것이다. 오랜 노력의 결과가 이렇게 흘러나가면 보통 ‘얼짱각도’가 아닌 사진이 첫 인상으로 전해진다. 그게 대중들에게 이미지로 굳혀지기 때문에 우리 의도와 다르게 전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속상하다. 

Q. 자주 있는 일인가 
A. 사실 없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번 이렇게 유출이 되면 막기가 정말 힘들다. 이번에도막아보려 했지만 너무 빠르게 퍼졌다. 덕분에 많은 일정이 급하게 변경됐다. 여담이지만 어제(23일) 공개한 (신형)그랜저 티저 영상도 원래 예정일은 오늘이었다. 

Q. 그랜저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차를 만들고자 했나 
A. 그랜저의 시작부터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1세대가 나왔을 당시 우리나라에는 이것과 비교될 차가 없었다. 성공의 상징이었고 럭셔리 세단의 아이콘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성공’의 기준이 바뀌었다. 꼭 나이 든 사업가에게만 성공했다고 하지 않는다. SNS에서 이슈가 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성공한 사람’이라고 여겨왔던 여러 기준이 이제는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바로 그런 변화된 기준에 맞는 ‘성공의 가치’를 담고 싶었다.   

신형 그랜저의 앞모습을 옆에서 보면 잘 다듬은 조약돌의 느낌이다 / 사진 : 현대자동차

Q. 그랜저를 디자인하며 변화된 기준이 적용된 것이 있는지 
A. 매우 특별한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는 예전부터 이어져 온 그랜저의 명성에서 온다. 이것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다.  가장 큰 변화는 타깃의 변화였다. 지금은 경쟁모델도 많아졌고 타깃 연령층도 낮아졌다. 하지만 쏘나타와는 분명히 성격이 다르다. 이런 변화된 기준과 가치, 도전과 변화를 가장 많이 담은 부분이 앞모습이다. 마치 잘 다듬은 돌과 같이 매끈한 디자인을 만들었다. 이 부분의 포인트는 바로 ‘하나의 면에 모든 것을 담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자동차의 디자인이라고 하면 앞으로 돌출된 범퍼, 그 위에 있는 공기 흡입구(그릴)과 양 옆에 자리한 헤드램프, 위를 덮고 있는 보닛으로 정확하게 분리 되어있었다. 그 기준이 기능일 때도 있었고 디자인으로 나눈 적도 있다. 어찌되었든 각각이 나뉘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능과 디자인, 비율까지 한번에 담으려고 했다.  

Q.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그릴을 찌르는 헤드램프’ 역시 거기서 나왔나 
A. 그렇다. 그동안 기술의 한계, 물리적 한계로 단절되어 있던 요소들을 섞으려는 시도였다. 그래서 파고 들었다는 표현 보다는 잘 짜여진 조각품처럼 헤드램프를 자연스럽게 품은 그릴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Q. 지난 달 독일에서 공개된 벤츠의 EQS 전기차가 떠오른다던데 
A. 전혀 그렇지 않다. 램프에서 그릴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라인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 하다. 이것은 오히려 ‘자동차’라는 것의 기본 구성일 뿐이다. 그 안에서 벤츠는 벤츠만의 개성을 찾은 것이다. 우리 역시 우리만의 개성 있는 특별한 요소를 만들어냈다.  

Q. 아예 그릴 안으로 들어간 주간주행등(DRL)도 이야기가 많다 
A. 미리 말하지만 특허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우리만 가능하다(웃음). 이런 형태의 램프 디자인을 이미 쏘나타에서 선보였다. 바로 히든 라이팅 램프(Hidden Lighting Lamp)다. 쏘나타는 얇은 면으로 표현했다면 그랜저는 점으로 표현했다.  

이번에 얘기한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패턴과도 연결된다. 앞으로 차의 성격과 개성이 담긴 패턴이 차종마다 적용될 예정이다.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G 매트릭스’를 ‘브랜드의 패턴’으로 적용했지만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는 각각의 개성을 표현할 것이다. 예를 들면 곧 선보이게 될 SUV는 방향성이 있는 사다리꼴 패턴이 적용됐다.   

날개처럼 쭉 뻗어나온 테일램프는 신형 그랜저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다 / 사진 : 현대자동차

Q. 뒷모습도 상당히 독특하다
A. 가장 많은 고민이 담긴 부분이다. 그랜저의 헤리티지를 담으면서도 ‘현대’의 플래그십을 표현해야 했다. 3가지는 꼭 얘기하고 싶다.  

첫번째는 바로 테일램프다. IG 첫 공개 당시 닷지의 차저 이야기가 나온걸 기억하고 있다. 좌우를 길게 연결하는 패턴에서 비롯된 논란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트렁크를 가로질러 길게 연결하는 형태는 이제 브랜드를 막론하고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유행 속에서 그랜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테일램프이자 날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형태다. 이 내용을 보실 분들이 나중에 정후면과 정측면에서 차의 뒷모습을 꼭 보시기를 바란다. 양쪽 끝으로 가면서 점점 넓어지는 LED, 3D 형태로 구현한 램프(신형 그랜저의 제동등은 스팅어와 비슷한 형태의 벌집모양_허니콤이 적용되었다. 편집자 주*), 굉장히 넓은 풍채를 풍기면서도 공기저항을 고려하는 등 기술적인 측면과 디자인 측면을 모두 고려했다.   

그랜저IG에서 본 뒷 유리의 변화에 따른 차이. 빨간색 테두리가 IG의 선이고 노란색이 이번 부분변경의 선이다 / 사진 : 최정필

그 다음은 뒷유리다. 페이스리프트라고 부르는 부분변경에서 이렇게 유리까지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쏘나타와 다르게 이 모델은 정말 ‘세단’으로 만들었다. 이런 차종을 디자인 할 때 지붕과 뒷유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차의 몸통까지 선을 긋는다. 이 선의 시작과 끝이 어딘가에 따라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C필러라고 부르는 맨 뒤의 기둥의 각도와 면적이 변하기 때문이다.  

보통 세단의 뒷유리는 지붕 쪽이 좁고 트렁크 쪽이 넓은 형태가 적용된다. 그런데 운전자의 눈으로 봤을 때 아래가 넓은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위가 넓으면 뒤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이것을 그랜저에 적용해 보니 굉장히 재밌는 모습이 나왔다.  

그 모습이 바로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려는 볼륨감이다. C필러가 아래로 내려올 수록 면적이 넓어진 덕분에 차의 볼륨감이 굉장히 풍성해졌다. 특별하게 선을 더 그리거나 새로운 각을 주지 않았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면이지만 두꺼운 덩어리감이 생긴 것이다. 흔히 패스트백이라고 하는 형태로 지붕에서부터 매끄럽게 내려오는 선이 트렁크 끝부분에서 다시 하늘을 향하는 선을 만나고, 옆으로 부드럽게 퍼져나갔다. 매끄럽지만 캐릭터가 분명한 모양을 만들었다.  

Q. 뒷모습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다 
A. 여러 브랜드와 일을 해봤지만 최근의 현대차만큼 새로운 도전에 거부감 없는 팀이 없다. 비록 실패로 끝나고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양산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도전한다. 그랜저의 뒷모습은 바로 그런 도전의 결과물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부적으로도 반발이 강했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형 그랜저의 1열 / 사진 : 현대자동차

Q. 인테리어도 고민이 많았을텐데 
A. 마치 라운지에 있는 듯한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랜저만 그런 것이 아니다.자동차 실내는 운전하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공간(Living Space)으로 재충전과 회복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안에서 밖으로 또는 밖에서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편안함이 포인트다.  

현대인들의 굉장히 바쁜 일상 속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감을 주기 위해 실내 공간을 더욱 늘렸다. IG와 비교하면 차 길이는 60mm가 길어졌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휠베이스)도40mm가 늘어났다. 지금까지의 모델 또는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뒷좌석을 늘린 롱 휠베이스 수준의 길이다. 

Q. 8세대 쏘나타와 IG가 같이 보인다 
A. 르 필 루즈 콘셉트에서 선보였던 심리스 디자인(Sim-less design)이다. 최소한의 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통합형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 속도계와 이어진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이것을 감싸며 내려와 조수석 오른쪽 끝까지 이어지는 얇고 세련된 라인이 시작이다.  

이번에 처음 적용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한 공조기 조절부, 쏘나타에 이어서 적용된 전자식 변속버튼(SBW), 그 사이를 가르는 실버가니쉬가 앞좌석의 디자인을 모두 연결한다. 겉과 마찬가지로 기술적이고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떨어져 있던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담으려고 했다.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인체공학적 설계를 하려고 노력했다. 위쪽으로 올라온 변속기 부분과 그 아래에 새롭게 위치한 수납공간도 그런 결과물이다. 최근엔 사용 빈도가 급격히 낮아졌지만 분명히 필요한 12V 파워 아웃렛(시거잭)도 그 공간에 마련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바깥에서 바라본 2열의 구성 / 사진 : 현대자동차

Q. 아날로그 시계가 사라졌던데
A. IG에서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지만 지금은 12.3인치가 적용됐다. 화면 크기가 작은 것과 큰 것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걸 선택하겠다. 대부분이 큰 화면을 택할 것이다. 화면이 커지면서 시계를 넣을 공간이 줄어들었다. 일종의 선택을 한 셈이다.  

Q. IG출시 때 큰 디스플레이 장착이 가능하지 않았나
A. 기술이 가능한 것과 실제로 받아들이는 것의 시간 차이가 있다. IG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고급세단이라면 아날로그 시계가 있어야 한다고 여겨졌다. 럭셔리 고급세단 그랜저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Q. 특별히 더 고려한 점이 있는지 
A. 인정 받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차이를 고민했다. 보이지 않는 곳의 마감, 만지는 촉감, 차에 탈 때 느껴지는 냄새까지 고려했다. 손가락이 깊숙이 들어가는 부분은 잡기 수월하도록 공간을 만들었다. 차를 구매해서 떠나 보낼 때 까지 한번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부분도 매끄럽게 마감했다. 어디 내놓아도 이 정도 기본을 놓치지 않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신형 그랜저의 티저 이미지를 왜 이렇게 어둡게 했는지 모르겠다 / 사진 : 현대자동차

Q. 마지막으로 그랜저를 표현해달라
A. 처음 말한 것처럼 성공의 기준이 바뀌었다. 과거에 성공의 상징으로 그랜저를 탔던 사람들은 이제 그랜저의 상위 모델을 탄다. 성공의 기준이 바뀌면서 수요층도 완전히 바뀐 셈이다. 변화된 요소는 이 자리에서 언급한 것의 수십 배나 된다.

그랜저는 그 변화를 한 단계 더 앞서 가고자 했다. 부분변경, 세대변경의 기준이 되는 3년, 6년을 넘어 그 이후에도 뚜렷한 존재감을 가진 모델을 목표로 했다. 비록 오늘은 폐쇄된 스튜디오에서 차를 보여드렸지만 공식 출시 이후에 도로에서 다른 차와 함께 있는 모습을 꼭 눈 여겨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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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못 2019-11-07 10:35:33
Simless 가 아니고 seamless 겠지...
심카드도 아니고...수준이....ㅉㅉㅉ

그랜져 오너 2019-11-02 21:41:43
응~ 근데 안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