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퍼즐 맞추는 현대차그룹, 솔루션기업으로 변신 가능할까
미래 퍼즐 맞추는 현대차그룹, 솔루션기업으로 변신 가능할까
  • 박찬규 기자
  • 승인 2019.09.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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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개념도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최근 현대차그룹의 횡보가 예사롭지 않다. 자동차회사의 모습 대신 IT기업이나 금융투자사에 가깝게 보이기까지 한다. 날마다 쏟아지는 혁신기술기업 투자소식이나 합작사 설립 소식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생겨나는 스타트업에까지 관심을 갖는다.  

이런 모습은 기존 제조업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하면 얘기가 좀 다르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fication) 등 ‘C.A.S.E.’로 요약된다. 그 중 자율주행은 여러 개념과 가장 잘 어우러지는 만큼 글로벌 자동차제조사가 기업의 사활을 걸고 도전하는 분야다.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으로 평가된다.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미국 자율주행기술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설립 

이런 흐름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기술기업인 앱티브(APTIV)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를 설립한다.  

자율주행은 자동차산업은 물론 모빌리티 업계의 패러다임을 뒤엎을 최상위 혁신기술로 꼽힌다. 자동차업체는 물론 IT기업도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이번 JV 설립으로 기술개발 시너지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업체나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플랫폼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단순히 차를 파는 회사를 넘어 기술을 파는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최고수준의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이끌어가겠다는 것.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자동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미래 퍼즐 맞췄다… 오픈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 완성 

나아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내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를 오픈하며 당초 예정한 5개 혁신거점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유망기술을 선점, 미래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는 현지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건 물론 이들과의 협업과 공동연구개발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전세계 5곳에 혁신거점을 갖추고 현지 스타트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혁신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전세계 핵심거점 5곳은 어디일까.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서울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 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 총 5개 도시가 포함된다.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2017년 AI(인공지능), 모빌리티,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로봇, 헬스케어 등 미래 핵심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기술본부를 설치했다. 이곳은 오픈 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 구축을 계기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효율성을 강화하고 그룹의 신사업 플랫폼 구축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의 역할은 단순히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을 넘어선다. 현지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 정부, 대기업 등 관련 생태계 구성원들과 교류하고 함께 연구활동을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실증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한다.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의 생활을 아우르는 모든 영역에 관심을 갖고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꽤나 추상적이다. 앞으로 달라질 모빌리티환경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다른 글로벌 제조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현대 크래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미국 크래들과 손잡고 혁신기술 ‘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크래들의 역할에 주목한다. 다른 혁신 네트워크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들과 차별화된 핵심 역할을 추가로 수행하기 때문.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경험한 만큼 핵심분야에서의 개발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해 전세계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크래들은 2005년 설립된 인공지능, 음성인식 전문기업 ‘사운드하운드’에 자동차업체로는 유일하게 2011년 투자를 진행했다. 이 투자를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사운드하운드는 2012년부터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동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로 2014년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 차종에 음악정보 검색서비스 ‘사운드하운드’를 최초로 탑재했고 현재 출시되는 신차에는 사운드하운드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탑재 중이다. 

크래들 소장 존서 상무는 "현재의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모두 대학생 창업자가 발전시킨 회사"라며 "크래들과 대학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는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 스타트업들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현대차

◆미래 준비 밑그림 그린 현대차그룹 

이처럼 광범위한 행보를 보이는 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의 자동차시장은 지금까지와 분명히 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자동차’의 개념 자체가 바뀌는 중인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하면 분명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트렌드인 ‘C.A.S.E’ 안에서 CaaS(Car as a Service; 플릿, 리스 등)와 MaaS(Mobility as a Service; 셰어링, 차 호출 등),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이동수단 서비스) 등 서비스 분야에도 대비하는 중이다. 이는 자율주행기술과 연계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어서다. 

자동차의 전기동력화 또한 단순히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것 때문이라기 보다 이런 여러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도 볼 수 있다. 

자율주행기술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통신, 인공지능, 센서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필수적인 만큼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어 각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한다.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첨단기술 개발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중이다. 20년 뒤 현대차그룹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어떤 회사가 미소지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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