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복잡해진 BMW Z4 20i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
[시승기] 복잡해진 BMW Z4 20i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
  • 최정필 기자
  • 승인 2019.09.06 1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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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2인승 로드스터 Z4를 시승했다 / 사진제공 : BMW코리아

BMW의 신형 Z4를 시승했다. 7개월 전까지 직전세대인 e89 Z4를 운행했기 때문에 묘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높은 만족도와 그에 맞먹는 불편함을 모두 갖고 있었고 오픈에어링이라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 차의 후속모델이기 때문에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시승은 경기도 안성의 BMW 물류센터를 출발해 인천 송도에 위치한 BMW/MINI 콤플렉스까지 약 90km를 주행했다. 길지 않지만 쭉 뻗은 고속도로와 구불구불한 국도, 시내를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코스였다.  

신형 Z4 역시 키드니 그릴 확장을 피하지 못했다 / 사진제공 : BMW코리아

 복잡함의 이유1. 디자인
 
마음이 복잡했던 건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떠나간 연인이 더 화끈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길이(전장)는 전보다 85mm 길어졌고 높이(전고)는 15mm 낮아지면서 폭은 74mm 넓어졌다. 극단적으로 낮은 자세의 2인승 로드스터다 보니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구형의 앞모양은 물살을 가르며 ‘발사’될 것 같은 뾰족했지만 신형은 한층 더 과격해진 범퍼와 보닛 디자인이 특징이다. BMW의 상징 중 하나인 키드니 그릴도 그 면적을 넓혔지만 반짝거림을 최소화해서 시선을 양 끝으로 분산시켰다.

BMW Z4의 옆에 자리한 공기 구멍/ 사진제공 : BMW코리아

옆모양에서는 원활한 공기흐름을 돕는 에어벤트가 눈에 띈다. 달릴 때 바람이 앞범퍼를 지나 바퀴(휠하우스)를 거쳐 이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다. 브레이크와 타이어의 냉각을 통해 성능을 높이는 건 물론 공기 흐름을 제어하며 주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됐다. 전엔 없던 부분이다. 이 부근에서 시작된 선이 뒷 펜더까지 이어지며 굵은 라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뒷모양. 이전 세대 Z4의 독특한 제동등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몇몇 스포츠카 사이에서도 자랑거리였다. 짧지만 굵은 면이 빛나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기 때문이다. 대문자 ‘L’자를 겹쳐둔 형상의 테일램프디자인은 이 차의 상징과도 같다.
 
새롭게 디자인된 건 한층 미래지향적이다. 얇고 날렵한 한 줄이 멋스럽다. 범퍼 역시 기존의 둥그런 디자인에서 잔뜩 성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이전보다 확실히 각진 부분이 많아졌다. 

하드톱 로드스터의 톱 개폐는 변신로봇을 떠올리는 멋진 요소였는데... / 사진제공 : BMW코리아

소프트톱으로 바뀐 점도 아쉽다. 하드톱과 소프트톱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하드톱은 강성 면에서 유리해 차의 비틀림을 잘 잡아준다. 게다가 세차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무거운 지붕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여닫는 시간이 오래걸린다. 

반면 소프트톱은 일정 속도 이하에서는 달리면서도 지붕을 여닫을 수 있고 그 속도 또한 빠르다. 반대로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붕에 고양이라도 올라간다면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하드톱이건 소프트톱이건 변신로봇처럼 지붕을 여닫는 순간은 로드스터를 타는 이에겐 뿌듯할 수밖에 없다. 

그 작은 2열 창문이 없다고 한결 답답해 보인다 / 사진 : 최정필

소프트톱으로 바뀌면서 아쉬운 점도 보였다. 하드톱은 일정한 형태의 두꺼운 지붕을 차곡차곡 쌓아 넣어야 했기에 그 틈을 메우려고 창문을 만들어놨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뒷좌석 창문쯤 되겠다. 하지만 신형은 소프트톱으로 바뀌면서 그 작은 창조차 없애버렸다.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내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은 너무나 큰 차이다. 구형을 오래 탔기에, 익숙한 만큼 차이를 더 느꼈을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빨리 여닫을 수 있으니 답답할 땐 지붕을 열면 되겠다. 

 복잡한 두번째 이유

두번째 이유는 성능이다. 많이 얌전해졌다.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처럼 달릴 때 달리고 멈출 때는 딱 멈추는 것이 자동차의 미덕이다. 그러나 달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스포츠카가 마냥 안정적이라면 일종의 근무 태만이 아닐까.
 
신형에는 직렬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20i 모델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한다. 변경 직전 모델의 28i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좀 있다. 무게는 신형이 4kg 가볍다.

직접 운행했던 30i의 경우 직렬 6기통 N52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258마력을 발휘했다.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출력인 셈. 물론 시승한 20i는 구형의 30i와 비교하면 무게가 44kg나 더 가볍다.  

BMW Z4(G29) / 사진제공 : BMW코리아

‘언제나 신형이 가장 좋다’는 농담 섞인 말처럼 많은 것이 좋아졌다. 차는 더욱 탄탄해졌고 완성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이전의 '손 맛'은 사라진 것 같다. 이 차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구형을 타던 입장에선 분명 다르다.
 
그동안의 Z4는 2인승 로드스터 중에도 극단적인 모델이다. 뒷바퀴 바로 위에 자리한 시트, 앞은 무겁고 길지만 뒤는 극단적으로 짧고 가벼운 롱노즈 숏데크의 형태, ‘여유가 없다’고 할 정도로 짧고 단단하게 적용된 서스펜션은 운전자에게 모든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넘치는 출력으로 인해 쉽게 다루지 못하는 매력이 있는 모델이다.
 
반면 신형 Z4는 한결 더 편안해졌다. 길어진 만큼 탑승공간도 넓어졌다. 뒷바퀴 바로 위에 있던 시트는 두 바퀴 사이로 온전히 들어왔다. 덕분에 엉덩이 바로 밑에서 바퀴가 돌아가고 도로 위를 춤추는 기분이 사라졌다. 날뛰는 말을 타던 느낌에서 비로소 '차를 타는' 느낌으로 바뀐 것이다. 

살짝 두툼해진 스티어링 휠은 잡는 느낌이 좋다 / 사진 : 최정필

핸들링은 안정적이지만 날카로움은 여전하다. 게다가 운전대가 예전만큼 무겁지 않아 이리저리 돌리는 것도 수월해졌다. 방향을 바꿀 때 몸놀림도 민첩해졌다. 거칠게 다뤄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돌아간다. 다루기 힘든 야생의 느낌에서 필요한 만큼 반응하는, 잘 정제된 움직임이다.
 
그래서인지 가속 역시 한층 얌전해졌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확 튀어나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속도가 오르는 정도도 한결같다. 뒷덜미를 잡아채듯 강렬하게 달려나가는 맛이 사라졌다. 
 
코너를 돌 때도 비슷하다. 코너 바깥을 향해 엉덩이가 휙 날아가는 느낌이 바로 Z4의 참된 맛이었다. 그러나 신형은 안정성을 우선한 덕분에 운전자와 동승자는 매우 평화롭다. 일반적인 도로에서 낼 수 있는 어지간한 속도에서는 이전과 같은 짜릿함은 느끼기 힘들다.
 
여기에 전자식 배기음은 이질적인 요소다. 스포츠모드로 주행 모드를 변경하면 그 소리가 커진다. 그런데 그 소리가 매우 이질적이다. 2ℓ 4기통 엔진에 어울리지 않는 우렁찬 소리라는 점이 한 몫 했다. 전자음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은 당당함 역시 큰 감점 요소다. 혹시나 배기음을 끄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 메뉴를 찾느라 끙끙대던 모습이 떠오른다. 보통은 스포츠모드에서만 소리가 바뀌기 때문에 딱히 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BMW Z4(G29) / 사진제공 : BMW코리아

 기계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이전 만한 재미 줄어
 
신형 Z4는 이전보다 진화했다. 이것은 확실하다. 마니아가 아닌 이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을 얻었다. 기술은 발전했고 그것을 아낌없이 적용했다. 2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차에겐 다소 과하다고 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다. 기계적인 완성도를 따진다면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충분히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구형 모델을 소유했던 입장에서 아쉬움은 감출 수 없다. 이렇게 안정적인건 Z4가 아니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장교 전역자도 아니고 신형 Z4가 딱히 잘못한 것도 없다. 하지만 구형의 오너였던 만큼 짙은 아쉬움을 담아 한마디를 하고 싶다. “본 중대장은 이 차에게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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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알못 2019-09-07 22:26:58
살짝 두툼한 핸들사진에 왜 M2사진이? ㅎㅎ 제대로 타보고 쓰신건 맞죠~~??